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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나의이야기

나의 소리를 찾아서

by Raimiste 2012. 5. 6.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지도 못하는 이녀석은 소리도 없이 찾아 온다.

사계절 항상 푸르른 색을 뽑내며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하는 저녀석들.
이녀석은 마치 5살먹은 코흘리게 처럼 대쪽같은 굳은 결의를 갖은 저녀석들을 마구마구 흔들어 놓는다.
어린아이가 새 장난감을 사달라는 것처럼 보채며 저녀석들에게 묻는다.
'넌.. 어떤 소리가 나니?'
그러나 이녀석들은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리를 확인하려는 듯 매몰차게 후려친다.
그 기세에 못이긴 저녀석들은 자신의 풀잎파리를 마구비벼댄다.
'스르르르르륵~ 스르르르르륵'

그제서야 소속도 없는 무색무취의 이녀석은 나에게 찾아와 묻는다.
' 너는 무슨 소리가 나니? 난 너의 소리를 찾아 줄 수 있단다...'
' 고래~~?? 그럼 나에게 어떤 소리가 나는지 확인해 주련??'
휘~익 휘~익~
' 이상하다. 넌 아무런 소리가 나질 않는 구나'
'왜 일까?? 넌 소리를 만드는데 전문가자나!!' 
'글쎄... 너에겐 너와 마주칠 수 있는 대상이 없는 것 같구나. 저기 쭉쭉 뻗은 저녀석들은 주위의 녀석들과 앞다투며 비벼대는 반면, 넌 혼자이기에 비빌 수가 없었던 거지...'



지금 나와 살을 비비는 물건, 사람, 환경은 무엇인가?? 이러한 것들은 나에게 어떠한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할 것인가?? 
칠판에 손톱 긁는 소리일까?? 아님 맑고 청아한 풍경소리?? 산 속 깊은 암자에서 듣는 새소리??
잃고 있었던 나만의 고유한 소리를 찾아서 오늘도 나의 잠재의식에 맡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