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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채우기] 책

행동, 말 한마디의 소중함(낙하하는 저녁_에쿠니 가오리)

by Raimiste 2013. 2. 4.



  올 한해 목표를 세우며 올해 처음으로 읽게 된 일본 소설이다. 평소 서정적인 문체의 일본 소설을 좋아하던 차에 우연히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획득한 책이다. 

  이 책에는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 그들 사이에 가시처럼 끼어들어 있는 한 여자가 주요한 등장인물이었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은 잘 지내고 있는 연인이었으나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한 여자로 인해 이 둘은 파국에 접어들고 만다. 

  하지만 이와중에 그 여자가 여자 주인공의 집에 세들어 살게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여자 주인공은 먼가 어색하고 신경은 쓰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수없는 힘에 이끌려 그 여자와 동화되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남자를 가로채간 원망스런 여자임에도 불구하고...(뒷부분은 직접 읽어보시길 ㅎㅎㅎ ^^;)

 이들 세사람간의 이야기로 꾸며진 이 책을 읽고 무심코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 작성하였다. 

  일상생활에서 나 말고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소통하며 생활하게 된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건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알게모르게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마치 가랑비에 옷 젖는지 모르는 것 처럼 말이다.

  싫어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함께 생활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학교든, 회사든 기타 다른 단체내에서든... 싫어한다는 것은 그 사람 자체를 싫어한다기 보다는 대부분 그 사람이 하는 행동, 말투 , 냄새 등을 싫어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보여주는 행동이 싫고, 그 사람이 내 뱉는 말투가 싫은 것이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는 공간에 있다 보면 스트레스로 부터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암묵적으로 인지 부호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생존을 위해... 그 사람의 싫어하는 행동을 보고 스스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받아 들이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됨에 따라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와 같은 행동을 했을 때에는 자동적으로 이 인지 부호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반대로 좋아하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사람과 닮아가는 것을 경험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부부의 말투, 생각, 대처 방안, 심지어는 외모까지 닮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또한 책을 좋아하는 분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앉아 있다. 이건 나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변화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책은 불필요한 것이라고 믿고 생활했었던 나 이기에 말이다. 

  이처럼 사람은 은연 중에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고 있고 또한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의 행동이나 언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누군가에게 무심코 던진 한마디나 행동이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기에 내 주위에 있는 지인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할 것인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준 것 같다. 고맙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씨...ㅎㅎ